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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집구하기 - 쉐어하우스 (+ 장단점)

Enrai 2017. 1. 8. 23:05

이번에 회사에서 한국인을 많이 뽑았길래

내정자들 처음 일본 올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적어둔 글인데...

쓰고 보니 그럭저럭 공개해도 될 만한 글이라, 블로그에도 조금 내용을 추가하여 적어 본다.

 

워홀이나 유학, 혹은 나처럼 취업 등으로 일본에 오게 되는 경우,

가장 고민되는 것은 역시 집 구하기가 아닐까 한다.

뭐, 그 외에도 핸드폰 뚫고 은행 계좌 만들고, 좀 더 나아가면 카드도 뚫어야 하고 뭔가 할 게 많긴 한데,

이게 다 일단 주소가 결정되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가장 돈 많이 나가는 부분이기도 하니만큼...

다들 일본행이 결정되고 나면 3개월은 전부터 계속 suumo등을 눈팅하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일본 집 구하려면 막막하다. 그게 맞다.

일단 집을 보고 골라야 2년간 후회는 안 하는데, 그것 때문에 일본 왔다갔다 하기도 뭐하고...

학기나 회사가 4월부터 시작이니, 3월쯤에 들어와서 구하기엔 다들 구하는 시기라 막막하고...

어찌어찌 집값 싸질 때까지 친구네 등에서 버텨가며 찾아본다 해도, 4월 넘어가면 좋은 물건 구하긴 진짜 힘들어진다.

뭐, 워홀의 경우에는 아무때나 들어오면 되니까 이 부분은 상관없긴 한데...

 

여하튼 일반적으로는 8~9월을 넘어가게 되면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집이 풀리기 시작한다.

나만 해도 곧 이사할 집을 꽤나 괜찮은 조건에 계약했고...

그럼 4월에는 일본에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의 경우, 8~9월까지 어떻게 버틸 것이냐?

그 답은 쉐어하우스가 아닐까 한다.

 

일단 구할 수 있는 사이트부터.

 

ひつじ不動産

 

여기서 일단 맘에 드는 집을 몇군데 찍어 두고...

공실상황과 조건을 보고 問合せ를 해 두면 알아서 국제전화든 메일이든 연락이 온다.

 

위의 쉐어하우스의 경우는 입주조건을 보면

여성 전용이고 외국인 OK인 곳이다.

가끔 외국인 NG인 곳도 있으니... 이런 조건을 좀 보고 나서 연락하면 된다.

 

 

보다시피 이름, 전화번호, 메일주소와 그외 기타 질문만 적고 송신하면 끝이다.

한국에서 연락하는 경우라면 전화번호에 국가번호도 적고,

이후 외국인이고, 견학 없이 한국에서 바로 예약하고 싶다.

뭐 이런 식으로 적어두면 된다.

 

그러고 나면 알아서 그쪽에서 메일이나 전화가 오는데

외국인 대응 가능한 곳이라면 영어나 중국어 가능한 곳이 많을 테니...

혹시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영어나 중국어로 힘내서 예약해 보자.

메일 내용까지 적을 순 없지만, 계약시엔 대충 이런 식으로 몇번 정도 메일이 왔다갔다 한다.

 

 

대충 이런 식으로 메일 주고받고 하면서

예약도 하고 돈도 송금하고 송금 확인도 되고 하면,

마지막으로 일본 입국 날짜와 만날 시간, 장소 등을 정하면 된다.

이후엔 쉐어하우스 관리회사 직원과 일본에서 만나서

쉐어하우스까지 간 후 계약서를 작성하고 열쇠를 받으면 끝이다.

 

 

신나게 방 계약하는 방법을 적어 보았으니,

이번엔 내가 2년 가까이 쉐어하우스 생활을 하며 느낀 쉐어하우스의 장단점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1. 초기비용이 싸다.

일본에서 집 한번 구하려면 초기비용 드는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게 2~3월에 피크를 찍는다...

같은 집이라도 레이킹 1개월치 더 받는 등으로.

그래서 보통 30~40만엔씩 초기비용 주고 집을 구하게 되는데,

집을 보지도 않고 한국에서 이런 거금을 일본에 바로 쏴주긴 또 부담된다.

 

반면 쉐어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초기비용이라곤 보험이나 클리닝 비용 뿐이다.

첫달 야칭 포함 10만엔 정도로 일단 들어와서 살다가,

8~9월쯤 슬슬 다음 집을 찾기 시작한다면 좋은 집을 싸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2. 입지조건이 좋다.

위의 사이트를 보면 느끼겠지만...

정말 위치도 좋고 깔끔한 쉐어하우스가 많다.

내 경우는 회사가 가깝다는 이유로 집을 택하긴 했는데...

시부야 같은 땅값 비싼 동네에서도 적은 돈으로 살아볼 수 있다.

 

3.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가 없다.

집 한번 옮기려면 인터넷, 전기, 가스, 수도 등... 계약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솔직히 많이 귀찮다.

거기다 가구에 가전까지 사려면 돈도 녹아나고...

이렇게 짐이 불어나고 보면, 나중에 이사할 때 이사비용도 또 10만엔은 깨진다...

 

근데 쉐어하우스는 그게 다 있다.

수도, 가스, 전기야 뭐 당연한 일이고, 인터넷의 경우도 기본 제공해주는 곳이 많다.

기타 가구의 경우도 보통 침대나 개인 냉장고, 책상 등은 제공된다.

언제든 들어오고 떠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기에, 각종 귀찮은 계약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4. 가진 게 없으니 편하다.

어차피 몇달 있다 집 구하고 떠날 곳이라 생각하면, 일단 마음의 부담부터가 덜하다.

살아보고 맘에 안들면 어차피 초기비용도 별로 안들었고 짐도 없으니 그냥 이민가방 하나 들고 적당히 이사하면 그만이다.

내 경우는 벌써 2년을 쉐어하우스에서 살았지만, 짐이라곤 옷이랑 플스, 모니터 뿐이다...

 

5. 계약하기 편하다.

아무래도 일본인보다는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응이 잘 되어 있다.

글 한번 남겨 놓으면 알아서 한국까지 국제전화 걸어주고 하니 딱히 내가 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

내 경우는 일본 오기 1달쯤 전에 위의 사이트를 이틀정도 눈팅했고,

바로 살 집 정하고 돈 부치고 나니, 걱정할 일 아무것도 없더라...

 

6. 좋은 친구가 생긴다.

사실 이게 가장 좋은 일인 것 같다.

내 경우는 8명이서 같이 사는 쉐어하우스인데, 인원이 적다 보니 다들 꽤나 친하게 지내고 있다.

현재 구성은 한국인(본인)1, 일본인1, 타이완인4, 스웨덴인2.

공용어는 일본어다.

 

혼자 외국에 건너와서 살다 보면 가끔 정말 외로울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쉐어하우스의 경우는 시작부터 친구를 몇명이나 만들 수 있다.

그것도 항상 거실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친구를...ㅋㅋ

 

특히 내 경우는 쉐어하우스 스타팅 멤버다 보니,

나랑 비슷하게 오래 살고 있는 친구들과...뭐랄까, 동기애 같은 것도 가지게 되었다.

하도 친해지다 보니 쉐어 친구들도 한국에 놀러 와 주었고, 얼마전엔 타이완에도 같이 놀러갔다 왔다.

오늘도 지금까지 놀다가 방금 내 방에 돌아왔다.

 

난 원래 입사하고 대충 한 4개월쯤 살다가 바로 집 구해서 이사할 생각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벌써 2년이나 살고, 계약 갱신할 즈음에 이사하게 되었다.

내가 떠난대니깐 다른 친구들도 이사를 생각하고 있는데...

나도 헤어지긴 아쉽다 보니, 이번에 살게 될 동네로 오라고 꼬시고 있다.

 

 

반면 단점의 경우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쉐어하우스를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은

일본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한 이후(한 3~6개월?)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내 경우에는 2년이나 살아버렸으니, 일단 단점을 적어보도록 한다.

 

1. 야칭이 비싸다

이건 사실 쉐어하우스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이긴 한데...

내 경우는 5조 정도 되는 작은 방에서 월 84000엔을 내며 살았다.

이 84000엔에 전기・수도・가스・인터넷이 전부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회사에서 걸어서 5분거리였기 때문에 계속 살긴 했는데...

사실 이정도 야칭이면, 회사에서 전철로 10분도 안하는 동네의 원룸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출퇴근시간을 조금 더 희생한다면 5만엔 수준도 가능하고,

내가 이번에 새로 구한 집의 경우는 회사에서 1시간 거리이긴 한데, 월 82500엔에 20조 1LDK이다.

 

물론 싼 쉐어하우스는 진짜 싸기도 한데,

그 경우에는 위에서 신나게 적었던 장점을 몇몇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위치라거나 가구라거나, 혹은 사는 사람이라거나...

고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좋은 쉐어하우스에서 단기간 살고 가볍게 이사하는 것이다.

 

2. 좁다

위에서도 살짝 적어두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내 공간은 방 하나고, 거실이나 욕실 등은 공용이다 보니...

진짜 좁다.

고시원보단 크긴 한데, 가격도 그만큼 나가니까...

있을건 다 있으니 따로 뭘 둘 일은 없긴 한데,

사람에 따라선 좁은게 불만일 수 있겠다.

 

3. 쉐어메이트

이건 진짜 운빨이라 뭐라 할 수가 없다.

사람이 모여 살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일이 있기 마련인데...

내 경우에는 다들 모난 데 없이 착한 친구들이라 다행이었다.

예전에 옆방 살던 스웨덴 친구의 경우는 목소리가 큰 편이라 전화할 때 시끄럽긴 하더라...

 

4. 다른 사람 재워주기 불가

일단 쉐어하우스다 보니, 다른 사람 델고 와서 같이 지내는 건 금지다.

이건 관리회사 정책에 따라 다르긴 한데...

우리 쉐어하우스의 경우는 친구를 재우거나 할 경우, 미리 관리회사에 말하지 않으면 벌금 만엔이었다.

미리 말할 경우는 하루 500엔의 숙박료를 따로 지급해야 한다.

친구들이 일본에 놀러 올 경우 재워줄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다.

그러니 친구들 부르려면 일단 생활이 안정되어 이사를 한 뒤에 부르도록 하자.

 

이상 쉐어하우스의 장단점이었다.

바로 집을 구하는 것도 나름 안정적이고 좋긴 한데...

그래도 역시 2년 계약할 집은 좀 제대로 살펴보고 정하는 걸 추천한다.

 

특히 워홀의 경우라면 아르바이트도 구해야 하니까...

일단 좀 살아 보고, 일하는 곳에서 다니기 편한 집을 구하는 쪽이 역시 편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