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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3_아타미_온천여행_첫째날 본문

Trip/2019.11_Atami, Japan

2019.11.23_아타미_온천여행_첫째날

Enrai 2019. 12. 5. 23:27

두달 전부터 기다려 온 온천여행 당일.
6시 반에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전날 집에서 후루사토납세의 답례품으로 온 모쯔나베를 배터지게 먹고 23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료칸 체크인은 오후 3시.
비도 오는데 일찍 가 봐야 할 일도 없기에, 느긋하게 아침밥도 해먹고 청소와 세탁도 했다.

집에서 출발한 것은 오전 11시가 넘어서였다.
바로 료칸에 가기보단, 점심을 아타미에서 해결하고 싶었기에 조금 일찍 나섰다.
일단 신주쿠에서 오다큐선을 타고 小田原駅(오다와라역)으로 이동한 후, JR토카이도선으로 갈아탔다.사실 그냥 야마노테선 그대로 타고 시나가와 가서 JR토카이도선으로 갈아타면 아타미까지 가긴 하는데...
이날 뭔 인신사고니 뭐니 해서 JR쪽이 느릴 것 같기에 그냥 오다큐선으로 갔다.
신주쿠역에서 출발하는거라 여유롭게 앉아 갈 수 있었다.

아타미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
바로 미리 검색해 둔 가게로 이동했다.

海幸楽膳 釜つる(우미사치 야쿠젠 카마츠루)

아타미 하면 히모노(건어물).
그리고 이곳은 건어물 가게가 운영해는 해산물요리집이다.
건어물이 유명하긴 한데, 다른 것도 엄청 맛있다더라.

도보 15분 정도 거리라 열심히 걸어다녔는데, 동네가 진짜 오래된 온천마을... 이라는 느낌이더라.
막 구글맵도 이상한 샛길로 가라 그러고...
근데 그 샛길로 조금 걸어가니 바로 탁 트인 바다가 보이고.
여하튼 신기했다.

그렇게 걷고 걸어서 가게에 도착했다.

...는 실패.
오후 2시에 도착했더니 이미 가게 닫을 준비를 하고 있더라.
일단 다음날 오전 11시 반에 점심 예약을 해 두었다.
예약 안하면 줄 엄청 서야 할 거라고 하더라.

일단 시간이 시간인지라 점심은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번화가(아타미 긴자토오리)로 나왔다.
여친이 목마르다기에 어서 가게에 들어가자고 하려다 옆을 보니, 레모네이드를 팔고 있더라.
우린 길가다 레모네이드 파는 가게를 보먼 거의 무조건 사 마시는지라, 이번에도 일단 가게에 들어갔다.

オーガニック ボックス(오가닉 박스)

다행히 이번에는 당첨.
레몬티는 많이 마셔봤는데, 핫 레모네이드라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이스 레모네이드는 예전 도쿄역에서 마셨던 게 최고긴 한데, 이건 뜨거운 것 중에선 가장 맛있었다.
가게 오픈한 지 몇달 지나지 않은 터라, 주인장이 의욕이 넘치더라.

오가닉 박스의 핫 레모네이드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점심 뭐 먹을지를 생각하다가, 문득 료칸 저녁식사가 몇 시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바로 전화해보니 오후 6시부터라더라.
오히려 점심 먹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이 날의 메인은 저녁식사인데, 이 시간에 점심을 먹었더라면 아마 한달은 후회했을 듯.
그래서 점심은 그냥 굶기로 결정하고 아타미역으로 돌아왔다.

杉養蜂園 熱海店(스기양봉원 아타미점)

돌아오는 길에 여기서 벌집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다.
아이스크림 치곤 많이 비싸긴 한데 그래도 엄청 맛있더라.

스기양봉원. 얼굴 나와서 블러 처리했다.

역에 도착하여 이토선을 타고 이즈타가역으로 이동.
기차가 30분 간격인데 바로 전에 출발한지라, 우린 짤없이 30분 가까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래도 기차가 15분 전에 도착해서, 미리 자리 잡고 앉을 수는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이즈타가역.
그야말로 바닷가 꼴촌마을이라는 느낌이었다.
역이 완전 언덕에 있는데, 경사가 많이 급해서 다음날 돌아갈 길이 벌써 걱정되더라.
여하튼 언덕을 조금 내려가니 바다도 보이고 좋았다.

伊豆多賀駅(이즈타가역)
언덕을 조금 내려가니 바로 바다가 보인다

그렇게 조금 걷다 보니 금새 여관 도착.
료칸 이름은 다시한번 기재하도록 하겠다.

南熱海 伊豆多賀温泉 長濱園

딱 생각한대로의 여관이라 기분이 좋았다.
체크인 하고 바로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南熱海 伊豆多賀温泉 長浜園

방도 내가 지금껏 다녀본 여관 중 가장 넓고 좋더라.
일단 방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고, 노천온천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방이 둘로 나뉘어져 있다
이 자그마한 노천온천만을 위한 정원

열심히 방 사진을 찍고 나선 옷을 갈아입고 카시키리 온천으로 향했다.
이 료칸엔 카시키리 노천온천이 무려 세 군데나 있고, 딱히 예약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맘대로 이용 가능하다.
우리는 진짜 도착하자마자 온천부터 간 거라 당연히 다 비어 있었고, 그 중 가장 좋아 보이는 곳부터 들어갔다.

딱 둘이 들어가서 다리 펴고 앉으면 적당한 사이즈

보다시피, 진짜 좋았다.
이 여관이 산을 타고 올라가는 형식으로 지어져 있는데, 이 노천온천은 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만큼 탁 트여서 경치도 잘 보이고 좋더라.
밖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데, 연인과 둘이서 알몸으로 온천을 즐기고 있다는 배덕감도 짜릿했다.

보다시피 여관이 생각보다 엄청 크고 높게 올라간다

밥을 17시 반부터 차려준다는데, 여길 나오니 16시 50분 정도였다.
한군데 더 들렀다가 방으로 갈까 했는데, 이미 다른 두 곳은 다 다른 팀이 들어간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방에 들어가 다다미에 누워서 덥혀진 몸을 식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밥 시간!
온천료칸을 가는 이유 그 자체인 저녁 식사 시간이다.

첫 상차림
두 명이 먹기엔 너무 호화로운 사시미
인생 최고의 방어회와, 꼬들꼬들한 전복회

그야말로 오졌다.
특히 전복회... 난 조개류 싫어하는 편인데, 전복은 비싸기도 하고 해서 그냥 먹어봤더니 되게 거부감 없고 맛있더라.
그리고 방어회는 내인생 최고의 맛이었다.

밥을 먹고 나선 다시 카시키리 노천온천으로.
세 군데가 있다 했으니, 다 돌아봐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들어간 다음 노천온천은 이러하다.

가장 규모도 크고 전망도 좋더라.
어두컴컴한 와중에 바다 소리도 들리고, 이 넓은 노천온천을 둘이서 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여길 나와서 마지막 한 곳을 들르고 싶었지만, 이미 다른 팀이 들어간 후였다.
그냥 다음날 새벽을 기약하기로 하고, 방 안의 노천온천과 대욕장을 한 번씩 즐긴 후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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