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사는 외노자

2019.10.27_후쿠오카_쳐묵여행_둘째날 본문

Trip/2019.10_Fukuoka, Japan

2019.10.27_후쿠오카_쳐묵여행_둘째날

Enrai 2019. 11. 14. 09:31

후쿠오카의 특산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있다면 바로 명란젓.

고로, 후쿠오카에서의 둘째날 아침은 무조건 멘타이쥬를 먹기로 정했었다.

왜 아침인가 하면, 멘타이쥬는 오전 7시부터 가게를 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멘타이쥬를 먹고, 다시 돌아와서 쉬다가 호텔 조식까지 먹기로 했었다.

왜 조식까지 먹어야 하냐면, 공짜로 제공되는데 안먹으면 아까우니까.

여하튼 6시에 일어나서 멘타이쥬를 먹고, 돌아와서 쉬다가 9시에는 호텔밥을 먹자고 했었는데...했었는데...

 

일어나 보니 8시 반이다.

그렇다고 멘타이쥬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일단 멘타이쥬는 먹으러 출발.

호텔밥은 10시까지니까, 멘타이쥬를 후다닥 먹고 돌아와서 조식을 받고 디저트라도 먹기로 했다.

호텔에서 가게까지는 대략 도보 15분.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열심히 걸었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

그렇게 걷다 보니 도착.

元祖博多めんたい重(원조 하카타 멘타이쥬)

줄이 꽤나 늘어서 있더라.

한국에서도 유명한 모양인지, 줄 선 사람들 사이에서 드문드문 한국어가 들려온다.

우리 또한 대열 후미에 합류하여 줄을 서 보았다.

 

원조 하카타 멘타이쥬. 이 사진 자체는 먹고나서 찍은 거라, 이미 줄은 거의 사라진 상태.

가게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커서, 줄도 금새 줄어들었다.

2층에 올라가, 바로 멘타이쥬 단품을 주문.

소스 맛은 고를 수 있는데, 우린 그냥 기본으로 정했다.

 

멘타이쥬 단품

명란젓이 상당히 크다.

소스를 뿌려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사실, 얼마 전에 후쿠오카 쪽에 후루사토 납세를 하고 명란젓을 대량으로 받았었다.

그것도 나름 고품질의 선물용 명란젓이었고, 무진장 맛있긴 했는데...

이 멘타이쥬의 명란젓보단 후달리는 것 같다.

뭐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열심히 퍼 먹었다.

아쉬워서 하나 더 싸가고 싶을 정도였으나, 호텔 조식을 생각하며 겨우 참아낼 수 있었다.

 

멘타이쥬를 먹고 호텔로 돌아와 보니, 이미 10시가 넘어 조식은 종료..

체크아웃도 11시고 하니, 그냥 방에 돌아와서 씻고 짐 정리를 한 후 호텔을 나왔다.

그리고 바로 다음 타겟을 향해 출발.

 


도쿄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오후 5시인 터라, 사실상 우리 일정은 오후 3시 반까지다.

4시에는 공항에 도착해 있어야 하니까...

고로, 노력해도 점심밥까지의 2끼가 전부.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낸 것이, 아침을 먹고 간식을 먹은 후 늦은 점심을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늦은 점심이라 할지, 빠른 저녁이라 할지는 조금 망설였지만 여하튼 그런 포지션으로 3끼를 먹기로 했다.

 

호텔에서 나온 우리가 향한 곳은 博多あかちょこべ(하카타 아카쵸코베)였다.

이 가게는 원조 키마카레우동으로 매우 유명한 가게이지만, 우리의 목표는 ごぼう天うどん(고보우텐우동 / 우엉튀김우동)이었다.

후쿠오카에서 우동을 먹으라면, 현지인이 가장 추천하는 것은 우엉튀김우동이라고 하더라.

호크스 팬이라 후쿠오카 친구가 많은 여자친구 말이니 아마 맞겠지...

여하튼 가게에 가 보니 아직 살짝 오픈 전이었다.

 

주변에 뭐 신사도 있고 전시관도 있고 주차중인 포차도 있고 해서 살짝 둘러보다가 돌아오니 어느새 오픈해 있더라.

바로 들어가서 망설일 것도 없이 우엉튀김우동을 시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

일단 사진부터 들어간다.

 

가격은 540엔인데, 비주얼은 천엔이다.

거대한 우엉튀김이 대체 몇개인지...

가벼운 간식 느낌으로 먹자고 왔는데,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다 먹고 계산하려니, 이 착한 가격에 카드까지 받더라.

심지어 아멕스도 가능하다는 것에 감사하며 바로 카드결제.

 


우동을 다 쳐묵하고 나니 12시.

아직 자유시간이 3시간 반은 남았다.

점심으로 1시간을 사용한다 쳐도 2시간 반이 남는 것은 이미 전날 시간계산을 하며 확인한 내용.

2시간 반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텐진 PARCO와도 가까운 곳은...

 

大濠公園(오호리 공원)

 

여기서 산책을 하다가, 걸어서 텐진으로 이동하여 라스트 쳐묵을 하고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바로 우동집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이동.

역으로 가던 중, 후쿠오카버전 옥토버페스트를 하고 있더라.

시간만 더 있었다면 독일에서 못 즐겼던 옥토버페스트를 여기서 즐겼을 텐데...

옥토버페스트와는 항상 간당간당하게 어긋나는 느낌이다.

뮌헨에서도 딱 내가 돌아가는 날이 옥토버페스트 시작하는 날이었으니 말이다.

 

후쿠오카 옥토버페스트 2019

여하튼 사진이라도 찍고, 공원으로 향했다.

마음같아선 공원이고 나발이고 때려치고 여기서 술이나 푸다가 돌아가고도 싶었지만...

다행히 내가 독일에서 꽂혔던 프란치스카너 켈러비어가 없기에,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오호리 공원.

우선 호수를 검색한 순간부터 꽂혔던 백조보트부터 예약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간도 넉넉하더라.

대략 30분정도 기다려야 한다기에, 호숫가를 산책하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호수가 엄청 크다
호수를 보니 치유되는 느낌

그러다 보니 어느새 연락이 와서 보트하우스로.

이전 고객이 내리자마자 바로 백조보트에 탑승했다.

나나 여자친구나 자전거로 단련이 된 다리 덕에...

전혀 부담 없이 평화롭게 호수 위를 다닐 수 있었다.

 

이동 제한 경계의 말뚝마다 새가 앉아 있다

30분간 호수 위를 누비고 나니 오후 1시 반.

2시반에는 목적지에 도착하여 1시간동안 쳐묵을 하고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럼 1시간이 비니까...

그걸 그냥 오호리공원에서부터 텐진까지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마침 페스티벌 시즌이기도 해서, 가는 길에 뭔 애견 페스티벌이니 뭐니 이벤트가 많더라.

아이돌도 와서 공연하고 하길래, 그런거 보면서 천천히 이동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텐진에 도착.

우리의 목적지는 鉄なべ福岡PARCO店(테츠나베 후쿠오카 PARCO점)이었다.

여자친구가 후쿠오카에 가면 무조건 테츠나베에서 교자를 먹어야 한다고 하더라.

사실 난 이케부쿠로에서도 이 가게에서 하카타 테츠나베 교자를 자주 먹곤 해서, 그렇게 땡기진 않았는데...

역시 본고장 맛집은 다르더라.

일단 사진부터.

 

왼쪽 사진은 그냥 파르코 가는 길인데 이뻐서 찍었다. 오른쪽은 테츠나베 가게 벽.
맥주를 부르는 교자

교자는 무조건 간장 + 라유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柚子胡椒(유즈코쇼)가 엄청나게 어울린다.

앞으론 집에서 교자 해먹을 때에도 그냥 무조건 유즈코쇼로 먹을 것 같다.

너무 맛있어서 자동으로 맥주를 주문하게 되더라.

원래 배부르니까 깔끔하게 2인분만 먹고 그만두자고 여자친구랑 약속했는데...

둘이서 순식간에 다 먹고 2인분을 더 주문했다.

 


그렇게 다시 엄청나게 배가 부른 상태로, 오후 3시 반이 조금 넘어 가게를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후쿠오카는 진짜 공항이랑 번화가가 가까운게 너무 좋더라.

도쿄도 좀 도심 가까이에 공항이 있으면 좋을텐데.

좀 싸게 이동할라 치면 무조건 나리타로 가야 하니 죽을 맛이다.

 

여하튼 공항에 도착하여 다시 피치 자판기에서 체크인을 하고, 적당히 오미야게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회사엔 말 안하고 그냥 온거라, 동료들 줄 오미야게는 사지 않았고...

그냥 도쿄에 돌아가서 저녁밥 후 먹을 디저트만 조금 구입했다.

 

후쿠오카 특산 딸기 あまおう(아마오우)푸딩

이후 시간이 되어 비행기를 탔고, 나리타에 도착한 것은 오후 7시가 넘어서였다.

하필 이날부터 나리타공항의 피치항공 터미널이 제3터미널로 바뀌어서, 기차 타러 열심히 걸어야 했다.

진짜 저가항공으로 나리타는 인제 갈 곳이 못된다...

난 한국 갈 때에도 어지간해선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하네다-김포 루트를 고집하는 편인데...

간만에 나리타 3터미널까지 밀려오니 진짜 짜증나더라.

 

여하튼 기차타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8시 반.

그나마 지금 집이 나리타나 하네다 둘 다 편하게 갈 수 있는 편이라 다행이었다.

이틀간 하드한 쳐묵스케줄을 버텨낸 내 위장을 위해...

마지막으로 김치볶음밥을 선물로 주고 주말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