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사는 외노자

2019.10.26_후쿠오카_쳐묵여행_첫째날 본문

Trip/2019.10_Fukuoka, Japan

2019.10.26_후쿠오카_쳐묵여행_첫째날

Enrai 2019. 11. 14. 00:14

토-일요일 이틀간의 후쿠오카 여행.

토요일 아침 5시 반에 기상하여 준비를 시작했다.

전날 먹다 남긴 피자를 데워먹고, 6시 20분 경엔 집을 나섰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것은 8시 10분.

바로 피치항공 자판기에 줄서서 체크인을 마치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했다.

모든 수속을 다 밟고 나니 8시 40분.

한 10분정도 멍때리다 보니 비행기 타러 오라더라.

버스 타고 이동해서 비행기에 탑승했다.

딱히 기내식 같은게 나오는 것도 아니니, 앉자마자 맘 편하게 취침모드.

1시간 정도 자고 깨서는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후쿠오카 상공을 날고 있더라.

되게 저공비행을 해서 신기했다.

 

피치항공 비행기 타기 전 / 후쿠오카 내리기 전

도착해서 공항을 나설 때가 대략 11시 40분.

일단 바로 점심을 먹고 싶었기에, 미리 조사해 둔 가게로 이동.

 

대략 공항서 3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곳은 新三浦 博多本店(신 미우라 하카타 본점).

창업한지 100년이 넘은 미즈타키 전문점이다.

미즈타키는 많이 고급진 요리다 보니, 저녁에 먹기엔 지갑 사정이 조금 힘겹다.

그래서 애초부터 런치 코스로 먹기로 결정했었고, 여유있게 먹고 싶었기에 첫날로 정했다.

일단 사진부터 들어간다.

 

千代県庁口駅에서 가게까지 걸어가는 중 / 가게 앞
뽀얀 닭국물에 조금씩 변화를 주며 먹어가는 재미

일단 규슈에 온 거니깐 고구마 소주부터 한잔 시키고 코스를 기다렸다.

난 원래 芋焼酎(고구마 소주)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왠지 여기서 마시니 개꿀맛이더라.

그냥 도쿄에서도 맛볼 수 있는 쿠로키리시마인데 왜였을까.

여하튼 기다리고 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와서 인사를 하고 나서는, 우리 담당 직원분이 요리를 들고 오신다.

여기 직원분들은 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데, 그게 또 뭔가 제대로 비싼 음식 먹는 느낌을 주더라.

 

처음엔 뽀얀 국물에 큼직한 닭고기만 담긴 채로 나베가 나왔다.

담당 직원분이 그릇에 고기를 담아 주시고, 국물에도 적절히 간을 해서 내 주셨다.

그렇게 일단 고기가 다 떨어질 때까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나니 다음 페이즈.

국물에 야채를 넣는데, 넣기 전에 한번 말을 걸어 주신다.

"이제 야채를 넣어도 될까요? 순수한 스프를 마시는 것은 이게 마지막이니, 스프 한번 더 퍼드릴까요?"라고.

당연히 한잔 더 퍼 마셨다.

그 이후에도 야채 → 밥 순서로 코스가 이어졌고,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한 상태로 가게를 나섰다.

 

일단 배도 부르고 짐도 놓아야 하니 호텔로 향했다.

호텔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더라.

기온에 있는 다이와 로이넷 호텔인데, 꽤 위치가 좋아서 이틀 동안 어지간한 곳은 다 걸어서 다닐 수 있었다.

 

 


호텔에서 씻고 낮잠 좀 자고 나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

배는 좀 덜 꺼진 것 같긴 한데, 걸어가다 보면 배고파질 거라 생각하고 일단 모쯔나베를 먹으러 갔다.

모쯔나베는 여자친구가 자주 가던 곳이 있어서, 딱히 생각할 것도 없이 여자친구만 졸졸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もつ鍋 田しゅう 福岡大名本店(모쯔나베 타슈 후쿠오카 다이묘 본점).

소프트뱅크 선수들도 자주 오는 곳이라니, 일단 맛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바로 사진 들어간다.

 

가게 입구는 사인으로 꽉 차 있다
또 먹고 싶다... 진짜 오졌음

보기엔 그냥 대충 끓인 꿀꿀이죽같이 생겻는데, 맛은 진짜 오지더라.

나도 10년 전에 워킹홀리데이 할 때, 나베 전문점에서 일했었는데...

우리 가게 모쯔나베랑은 뭔가 차원이 달랐다.

일단 고기 질도 다르고 스프도 뭔가 다르고... 여하튼 다르고 여하튼 맛있다.

 


미즈타키가 소화 덜 된 상황에서 모쯔나베까지 조지고 나니, 배가 많이 부르더라.

중간에 관광 코스를 하나 끼워넣어서 어떻게든 소화를 시키기로 했다.

 

여자친구가 후쿠오카 타워에 가고 싶다길래 바로 이동.

후쿠오카 타워는 버스로 대략 30분 가까이 이동해야 하더라.

구글 지도에 의존하여 열심히 타고 갔다.

 

후쿠오카 타워는 자체 일루미네이션이라 해야 할지, 여하튼 뭔가 빛도 나고 삐까번쩍한게 포인트다.

마침 할로윈 시즌이라, 호박이니 마녀니 하는걸 열심히 보여주더라.

 

영상도 있는데, 진짜 이쁘게 잘 반짝인다
야경이 이뻤지만, 여자친구랑 찍은게 대부분이라 배경은 이정도 뿐이다.

아무래도 후쿠오카가 라인 본진이다 보니, 라인페이를 쓰는 곳이 많더라.

근데 재밌는 건, 거기서 더 발전해서 네이버페이도 받는다.

후쿠오카에 한국 관광객이 진짜 많이 오는구나 싶었다.

 

타워에 올라 보니, 야경 외에도 볼 만한 것이 꽤 많다.

커플 둘이서 손잡으면 불켜지는 하트라던가, 남산타워에도 있는 자물쇠라던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후쿠오카 타워 메달인데, 여기에 각인도 되고 열쇠고리로도 만들 수 있다.

난 여자친구랑 이름 각인해서 하나씩 나눠 가졌다.

타워를 나와서는 해변을 따라 야후오크돔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텐진으로 버스 타고 돌아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나카스에서 마츠리를 하고 있더라.

딱 하이라이트 부분이라 열심히 영상을 찍었지만, 그건 그냥 소장용으로 냅두고 여기엔 사진만 올린다.

 

난리났다

어느 정도 배도 꺼졌기에, 일단 마츠리 구경 좀 하다가 屋台(야타이 / 포장마차)로 향했다.

후쿠오카 하면 닭 껍질을 돌돌 말아서 꼬치로 만든 皮焼(카와야끼)가 또 유명해서...

이걸 하는 노점이 있으면 좀 먹어보고 싶었다.

근데 딱히 이거다 하는 가게가 보이지 않아서... 그냥 대충 분위기나 내려고 아무 야타이에나 들어가 보았다.

 

말 그대로 포차
야타이 내부는 이런 느낌
일단 닭껍데기랑 명란젓 튀김을 시켜 보았다

 

일단 이래저래 술이랑 요리를 시켜 보았다만, 맛은 그냥 그저 그랬다.

가격은 조금 싼 것 같기도 하면서, 위생상태를 감안하면 그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야타이는 그냥 분위기 낼 겸 가는건 좋은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야타이에 조금 실망하고 나서 다시 거리로 나오니 어느덧 시간은 밤 10시 반.

배가 부른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우리들은 조금 더 먹는 길을 택했다.

역시 밥먹고 술먹고 나면 마지막은 라멘이다.

3차까지 달려도 라멘 먹을 배는 남아있다는 것이 일본의 상식.

 

라멘 찬스는 딱 이날 밤 한번뿐이었으니, 무조건 맛집으로 가야만 했다.

라멘집까진 걸어서 40분 거리였으니, 소화도 시킬 겸 열심히 걸었다.

이렇게 경치 보면서 사진도 찍어 가며, 후쿠오카의 밤을 즐겼다.

 

물에 반사된 도시의 불빛이 너무 이쁘다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八ちゃんラーメン(핫짱 라멘).

면세점에서도 이곳의 라멘을 팔고 있을 정도로, 후쿠오카에선 많이 유명한 라멘집이다.

일단 사진.

 

대기줄은 길고, 가게 자리는 좁았다. 사람이 꽉꽉 들어찬 느낌.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줄이 꽤 길더라.

대략 20분정도 기다려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라멘은 위의 사진처럼 뭔가 누리끼리하고 거품이 많이 떠 있다.

도쿄에서 흔히 맛보던 뽀얀 돈코츠라멘을 생각했는데, 본고장의 돈코츠라멘은 전혀 다르더라.

여자친구가 말하길, "거품이 없는 돈코츠라멘은 인정 못해"라더라.

라멘이 좋아서, 대학생 때에도 시부야에서 라멘집 알바를 하던 친구다.

라멘에 대해서는 얘 말이 맞겠거니 생각하니, 이 거품 낀 라멘이 더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한그릇 다 먹고, 카에타마(추가 면)도 주문해서 다 먹고, 국물까지 깔끔하게 다 비우고 가게를 나섰다.

 

근데 진짜 그냥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배불러서 머리가 띵하더라.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여자친구는 빨리 호텔 돌아가서 자고 싶다는데, 난 이대로 자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좀 많이 걷고 나서 돌아가자고 하여, 호텔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돌아가던 중 발견한 캐널시티

호텔까지 걸어가면서 여러 야경 스팟을 찍을 수 잇었다.

그리고 캐널시티는 진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더라.

걷다 보니 대략 1시가 다 되어 호텔에 도착했고, 바로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