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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미국수표 환전하기

Enrai 2021. 1. 13. 07:12

내가 다니는 회사는 매달 월급의 10퍼센트까지 자사주 구입이 가능하다.
자사주 구입은 15%할인이 적용되며 우리 회사 주식은 나름 안전하게 잘 오르는 편인지라, 나 또한 다른 동료들처럼 자사주 구입 최대치인 10퍼센트를 설정해두고 있다.

얼마전 확인해보니 작년 한해 구입한 자사주가 대략 100%가까이 오른 터라, 집 사는데 보태고자 이익확정을 하기로 했다.
다만 여기서 좀 귀찮은게, 회사가 미국 회사인 관계로 주식도 미국 주식이다.
보통 쓰는 MTS(주식매매어플)로는 매매가 불가능하고, 모건 스탠리의 Morgan Stanley StockPlan Connect라는 걸 써야만 한다.

StockPlan Connect에서 주식을 매도할 경우, 판매 수익은 아래의 2가지 방법으로 받을 수 있다.

1. Wire Transfer
지정한 은행계좌로 송금

2. Check
미국에서 국제우편으로 달러수표를 보내줌

당연한 거지만 Wire Transfer가 훨씬 빠르고 편하다.
그리고 여기서 내 비극이 시작되었다...

언제나처럼 이확을 했는데, 1월 6일에 팔아먹었으니 못해도 일주일 후엔 도착하는게 맞는데...
왠지 돈이 안들어오는거다.
그래서 저번 이확때랑 비교해보자 하고 어플을 켜 보았더니, 내가 판매수익 수령방식을 Check로 했다더라...

StockPlan Connect

그래서 바로 일본서 미국 수표를 환전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는데, 이게 또 아주 거지같았다.

일단 환전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증권사에서 수표를 발행해서 내 주소로 보냄
2. 수표가 도착 (대략 2주~1달 소요)
3. 기한 내(6개월)에 수표를 들고 은행 방문
4. 수수료를 지불하고 수속
5. 은행이 미국의 수표 발행처에 확인 후 엔화 혹은 달러로 내 계좌에 입금 (대략 3주~1달 소요)

일단 소요시간만으로 마음이 꺾일 것 같은데, 또 하나 펀치가 들어오더라.
일본 대부분의 은행이 미국 수표 환전 서비스를 그만두었다는 것.

・미츠비시UFJ은행 : 2019년 5월에 정지
미즈호은행 : 2018년에 정지
미츠이스미토모은행 : 2018년에 정지
리소나은행 : 해외수표 미취급
유쵸은행 : 해외수표 미취급

해외수표 환전이 가능한 은행은 일본에 단 하나.
SMBC신탁은행PRESTIA 뿐이었다.

SMBC信託銀行PRESTIA
https://www.smbctb.co.jp/

 

SMBC信託銀行プレスティア

口座開設・国際キャッシュカード・外貨ならSMBC信託銀行PRESTIA

www.smbctb.co.jp

위 은행은 구 씨티뱅크로서 일본에서 외화 관련으로는 단독 탑클래스인 은행인데...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추가하도록 하겠다.
여하튼 일본서 미국수표 환전하려면 여기밖에 답이 없다는 것만 알아두자.

여기밖에 답이 없는데 여기가 또 깡패인게...
- 계좌를 만들어야 환전이 가능하며, 수표 환전 목적의 계좌개설은 불가하다.
- 계좌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한, 매달 수천엔씩 유지비가 들어간다.
- 리고 수표 환전을 할 경우, 아래와 같은 수수료가 부과된다...

수표 수수료 관련 (www.smbctb.co.jp/service/fees/checks.html)

은행 골드회원이 아닌 이상, 5천엔이 일단 수수료로 들어간다.
혹시 이미 이 은행 계좌가 있고, 외화 저축액이 20만엔 이상이라면 수수료는 2천엔이지만...
어디 일본에서 미국이랑 사업하거나, 자식들 미국 보내는 기러기아빠 아닌 이상은 이 은행 계좌가 있을 리가 없지.

여하튼 아직 수표가 도착도 안했는데 이미 멘탈은 걸레짝이 되었다.
예전 여권발급때처럼, 진행 상황에 따라 이 글을 업데이트하도록 하겠다...


2021.01.06. Morgan Stanley StockPlan Connect에서 회사 주식 판매. 판매시 수취방법을 Check로 해 버림

2021.01.08. Check가 미국에서부터 일본에 있는 내게 보내짐

2021.01.11. 돈이 언제쯤 도착할지 확인 좀 하려다가, 수취방법을 Check로 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고통받기 시작
2021.01.12. 수표 도착까지 최소 3주는 걸렸다는 것을 알고 멘붕하여, 다른 주식도 판매
2021.01.14. 1/12에 판 주식에 대한 Wire Transfer가 실시됨
2021.01.19. Wire Transfer로 설정한 1/12 주식 판매대금이 은행 계좌에 꽂힘 

2021.01.28. 서비스센터에 연락하여 수표를 취소하고 Wire Transfer로 변경

2021.01.30. 이사

2021.02.02. 이사한 주소로 수표 도착


사실 내가 일본서 집을 사기로 했는데, 그 잔금 내는게 1월 말까지다.
들고 있던 현금이 부족해서 회사 주식을 조금 판 거였는데, 이 삽질을 해 버려서...
여하튼 돈이 없으니 다시 주식을 팔았고, 아래와 같이 실시되었다.

그리고, Wire Transfer는 뭐 언제나처럼 칼같이 1주일 후에 은행 통장에 꽂히더라.

1/14에 Wire Transfer로 들어온 금액

이걸로 일단 집 구매 잔금 납부는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1월 말에 구매한 집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
일단 수표는 우편으로 날아올 테니, 유쵸에는 주소변경신청을 해 두었다.
추가로, 혹시나 해서 쿠로네코야마토 쪽도 주소변경을 해 두었다.
그래도... 그래도 혹시나 수표가 그 전에 도착하지 않을까... 하고 기도를 해 보았지만.

2021.01.28.
이사를 이틀 앞둔 오늘도 수표는 올 생각이 없더라.
초인종 울릴 때마다 설레는 맘을 붙잡고 인터폰을 보았지만, NHK인 경우가 이번달만 3번째.

결국 미루고 미뤄 왔던 모건 스탠리 고객센터에의 전화상담을 실시하기로 했다.
솔직히 그동안 StockPlan Connect의 공식 서비스센터 전화상담 라인이 다 미국, 호주 이런데 뿐이라, 국제전화&영어라는 압박으로 인해 전화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거기다 혹시나 수표가 도착할지도 몰라... 라는 희망도 조금은 있었고.
근데 아무리 봐도 각이 안 나오더라...

여하튼 상담을 할라고 하는데, 혹시 일본 모건 스탠리에서 어찌어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자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먼저 일본 모건스탠리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 보기로 했다.
첨에는 MUFG Morgan Stanley증권에 연락을 해서 StockPlan Connect상담을 하고자 한다 해 보니, 그게 뭐냐고 묻더라.
살짝 의기소침해져서 더 찾아보니, 그냥 모건 스탠리가 나왔다.

MorganStanleyお問い合わせ(www.morganstanley.com/im/ja-jp/japanese-investor/about-us/contact-us.html

전화를 해 보니 이번엔 빙고.
그건 호주에서 대응하고 있으니, 그쪽으로 연결해 드리겠댄다.
혹시 일본어나 한국어로도 대응 가능한가요? 하고 스리슬쩍 물어보니, 일본어 대응 상담원으로 해 드리겠다더라.

그리고 전화가 연결되어 상담 시작.
내가 알기로는 인도에 있는 콜센터고, 상담원도 인도인인데... 되게 일본어 잘 하더라.
하긴, 글구보면 우리회사 중국지사도 다 일본어 잘 하지...
나도 중국 아재들한테 일 의뢰할 때 다 일본어로 한다.

먼저 수표 이야기를 꺼내고, 나 곧 이사하는데 어쩌죠... 했더니,
이미 수표는 1월 8일에 보낸 상태고, 수표 도착하는 데에는 대략 1달쯤 걸릴 것.
그리고, 주소변경 신청을 했다면 이사했더라도 아마 문제 없을 것이라더라.
혹시 1달이 더 지나서 3월 8일이 되어도 수표가 도착을 안하면, 다시 전화를 달라고 하더라.

근데 애초에 수표 수령 자체가 실수였던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보았다.
"저기요... 이거 수표 효력정지하고 Wire Transfer로 받을 순 없나요?"

그랬더니...
된대!!!!!!
된다더라.
진짜 상담원이 신으로 보였다. 텐션이 훅 올라가더라.

그 후, 전화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고, Wire Transfer로 수취방법을 변경받았다.
대락 2주 정도 후엔 도착할 것이라고.
병신같은 수표 대신 그냥 통장으로 받을 수 있다는게 그깟 2주가 대수냐.
바로 ㅇㅋㅇㅋ를 외쳤다.

결국 난 수표 환전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 혹시 일본에서 수표를 추심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애도를 표한다.
방법 자체는 위에 적어두었으니, 그대로 하면 되긴 하는데...
진짜 시간과의 싸움, 귀찮음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2021.01.30.

이사를 했다.
결국 이사 당일까지 수표는 도착하지 않았다.

 

2021.02.02.

수표가 도착했다.
제대로 이사한 주소로 도착한 것을 보고, 일단 안심.

수표봉투 개봉

수표가 따로 막 귀중하게 보관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A4지 사이즈의 종이 하단에 인쇄되어서 점선으로 분리 가능한 형태더라.
사진은 아래쪽의 수표만 찍었는데, 위쪽은 가려야 할 개인정보가 더 많아서 차마 찍을 수가 없었다.

수표 자체에도 주소가 적혀 있는데, 이게 예전 주소다 보니 증명할라믄 또 귀찮아질 것 같더라.
진짜 전화해서 Wire Transfer로 바꾼게 신의 한수였다.


미국에서는 이 블로그처럼 그냥 어플로 체크 입력이 가능하다는데,
일본은 거의 대부분의 은행이 아예 거래 자체를 안하니까...
나같이 실수하는 사람이 나올수도 있으니 아예 Check라는 선택지 자체를 삭제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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