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사는 외노자

2019.09.20_독일 뮌헨 본문

Trip/2019.09_First trip to Europe

2019.09.20_독일 뮌헨

Enrai 2019. 9. 26. 00:38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밖의 기온은 3도.

반팔 반바지만 입고 베란다로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얼어죽는 줄 알았다.

 

호텔 방 베란다와 식당

아침식사 후 일단 호텔 근처의 드러그스토어와 마트에서 회사 사람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구입했다.

독일은 생필품류가 다 엄청나게 저렴하더라.

내가 한국서 사용하던 카밀 핸드크림도 0.65유로밖에 안한다.

뭔가 엄청 손해본 느낌.

여하튼 싼데 독일제니까 그야말로 이건 질러야 하는 타이밍.

쓸만해 보이는 건 다 주워담았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물건 왕창 사가는 중국 사람들 기분을 알 것 같다.

 

엄청나게 굵은 대파 / 지름신 강림중인 장바구니 상황

이후 호텐에 돌아와 체크아웃까지 마치고, 본격적으로 뮌헨 관광 시작.

중앙역까지 걸어가는데, 호텔 근처의 공터가 옥토버페스트 장소라길래 살짝 들러 보았다.

넓은 공터에 유원지니 맥주마실 천막이니 속속들이 들어서 있었다.

 

딱 내가 독일을 떠나는 날인 내일부터 옥토버페스트가 시작이다.

어쩐지 호텔 예약할 때 그냥 같은 호텔 이틀 예약하려니 가격이 두배로 훅 뛰더라.

그게 다 옥토버페스트 때문이었다 생각하니 이해되었다.

내가 여기 참가할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슬퍼졌다.

 

뮌헨 옥토버페스트 개최장소(호텔에서 도보 3분) / 뮌헨 중앙역에 걸린 옥토버페스트 현수막

일단 뮌헨 중앙역에서 24시간 표를 산 후, 칼스 광장으로 이동했다.

칼스광장을 거쳐 마리엔광장과 재래시장까지 둘러보았다.

일단 마리엔광장의 시청 건물은 프라하성 급으로 감탄이 나왔고...

길가 공원에서 노래 틀어놓고 춤추는 독일 젊은이들이 인상적이더라.

 

춤추는 독일 사람들 / 관광객으로 바글바글한 마리엔광장

그리고 재래시장 근처에서 점심식사.

Franziskaner Kellerbier (프란치스카너 켈러비어)를 생맥주로 마셔보았는데, 신세계를 느꼈다.

친구와 함께, 이건 미친 맛이라며 카톡방마다 자랑을 했다.

 

충격과 감동의 Franziskaner Kellerbier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님펜부르크 궁전 (Schloß Nymphenburg) 으로 이동했다.

좀 많이 걸어야 하긴 했는데, 궁전을 보자마자 만족했다.

호수엔 백조와 거위, 오리가 떠다니고, 그를 둘러싼 유럽틱한 건물은 유럽뽕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다만 호수에 가까이 가 보니 길바닥이 새똥과 깃털로 덮여 있어 조금 깨더라.

새가 다 덩치가 크다 보니, 새똥도 무슨 개똥처럼 컸다.

(나중에 여행 마치고 집에 돌아와, 이날 신었던 운동화 밑창을 보니... 많이 밟았더라...)

 

님펜부르크 궁전 앞마당

일단 궁전이 6시까지였기에, 1시간 반밖에 시간이 없어 바로 관람 시작.

친구 말로는 유럽 궁전 내부는 다 그게 그거니까, 이번에 한번 봐두면 담에 베르사이유라던가 볼 필요 없다고 하더라.

정면 / 내부 홀

님펜부르크 궁전의 명물은, 루트비히1세가 모아둔 미인의 갤러리(Schönheitgalerie).

2백년 전의 그림인데, 지금 기준으로도 엄청난 미인들 뿐이었다.

미의 기준이 변하지 않는다는게 참 신기하더라.

그 외에도 동양의 그림을 모아둔 방이라던가 침실이라던가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첫번째 사진의 우측 상단, 두번째 사진의 우측 가운데가 내 취향이다

궁전을 보고는 궁 내부의 정원으로 이동했다.

눈앞에 펼쳐진 대운하에 다시 한번 감동.

얼마나 돈이 많았으면 이럴 수 있었을까 싶어 부럽더라.

 

궁전에서 바라본 정원

구글맵을 보니, 이 대운하를 한바퀴 돌고 궁전으로 돌아오는 것은 체력 및 시간상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하여, 가장 큰 호수만 보고 반대편 출구로 나가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결정하였다.

중간중간 쉬면서 경치를 즐겼다.

딱 해가 질 시간이라, 석양과 호수가 어우러진 모습은 감탄이 나왔다.

 

이날 가장 마음에 든 사진. 배에는 신혼부부가 타고 있다.
호수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경치가 깡패가 된다
해질녘 2종세트

대략 1시간 가까이 걸려 정원에서 나와 München-Obermenzing역으로 향했다.

역 바로 앞에 Taverna Naxos라는 그리스 음식점이 있었는데, 평점도 좋고 배도 고팠기에 들어가 보았다.

양도 가격도 적절한 편이었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오후 8시가 되어 S2를 타고 München Hackerbrücke역으로 돌아왔다.

 

Taverna Naxos
Hackerbrücke역의 다리. 젊은 친구들이 다들 다리에 걸터앉아 한잔 걸치고 있다.

호텔에서 짐을 찾으니 오후 9시.

오늘의 호텔이 있는 Oberschleißheim역으로 가려는데, S1이 계속 안오드라.

도착시간이 미확정으로만 나오고, 그나마저 계속 미뤄진다.

역무원한테도 물어봤는데, 기다리면 온댄다.

 

약 30분 가량 기다렸지만 오질 않아, 호텔에도 미리 늦을수있다고 친구에게 부탁해서 전화해 두었다.

 

친구는 슈투트가르트행 기차 시간이 되어 떠났고 난 계속 기차를 기다렸지만, 10시가 넘어도 오질 않더라.

그래도 앞으로 20분 남았다며 도착시간이 뜨길래 다시 기다려 보았지만, 도착시간 1분 남고 나서 시간이 다시 미확정으로 변경되었다.

이건 글렀다 생각하고 U2를 타고 Feldmoching으로 이동했다.

 

구글맵을 찍어보니 Feldmoching에서 호텔까지는 택시로 10분거리, 15유로 정도였다.

하지만 역 주변에 택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난 다시한번 역으로 돌아와 S1을 기다리게 되었다. (Feldmoching은 S반과 U반의 환승역이다)

 

복구가 된 것인지, S1 도착시간이 표시되더라.

아직 믿긴 좀 힘들지만, 앞으로 16분이라길래 기다려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보이는 S1.

이걸 타고 Oberschleißheim역으로 이동하여, 다시 호텔까지 10분을 캐리어 끌고 이동.

 

거지같은 S1이 마지막날 날 배신했다

드디어 도착한 Hotel Blauer Karpfen.

체크인 시간인 오후11시는 이미 넘어버렸기에, 호텔 문앞에서 전화를 걸어 안내를 받고 입실했다.

30분이면 도착할 곳을 2시간 반 걸려 도착하고 나니,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어 바로 씻고 잠을 청했다.